자동차 운송기업인 유코카캐리어스는 2002년 스웨덴 해운사 발레니우스와 노르웨이 빌헴슨이 현대ㆍ기아차와 함께 합작해 신설된 법인이다. 당시 현대상선의 자동차 사업부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발레니우스와 빌헴슨이 각각 지분 40%를 보유한 가운데 현대차는 12%, 기아차는 8%를 나눠 갖고 있다.
출범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운송 물량 전부를 담당했지만 이후 현대글로비스와 물량을 나눠 갖게 되면서 운송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몇 년간 40%대의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내부거래를 통해 777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88%로 전년(47.95%) 대비 소폭 줄었다. 내부거래 상당수는 현대차(2243억 원)와 기아차(2008억 원)가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 역시 1500억 원대의 매출 거래를 도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현대ㆍ기아차의 해상 수출 물량의 최소 40%를 맡는 내용의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서 2012~2015년 60%로 맺었던 계약은 2016년과 2017년 50%로 축소됐고, 현재까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잔여 물량은 현대글로비스로 향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물량 감소 속에 회사의 매출도 줄고 있다. 2015년 2조2699억 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조6754억 원으로 급감했고 그 이후로는 조금씩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4% 감소한 1조7322억 원, 영업이익은 50.29% 줄어든 697억 원이다.
다만 다른 관계사와의 거래는 되레 늘고 있다. 최대주주의 계열사 발레니우스 빌헴름센 로지스틱스(Wallenius Wilhelmsen Logistics) AS와의 매출 거래는 2016년 624억 원에서 지난해 1423억 원까지 늘었고, 2016년 676억 원 수준이던 현대글로비스와의 거래 역시 최근 2년간 평균 1600억 원 규모로 증가했다.
이 덕분에 지난 4년간 현대ㆍ기아차와의 거래 매출 감소율은 81.99%인 데 반해, 회사의 전체 매출 감소율은 23.69%로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
한편 회사는 지난주 자동차 해외운송 사업 입찰담합 혐의로 열린 항소심에서 벌금 6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앞서 유코카캐리어스와 니혼유센 등 업체들은 2006년 10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자동차 해상운송 노선에서 경쟁업체들과 거래 지역을 분배하기로 하고, 특정 업체와 모의해 입찰경쟁을 제한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