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승객 증가세 둔화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저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업계가 방한 외국인 승객(인바운드)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잇따라 인바운드 유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7일 베트남 호찌민시 사이공무역센터(STC)에서 여성의 날을 맞아 메이크업 시연회 진행하며 현지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이스타항공도 5일부터 시작하는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 참석해 현지 여행사, 기업 및 관람객을 대상으로 노선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에어부산은 인천~중국 닝보 노선에 취항해 인바운드 확보에 나선다.
닝보의 경우 국적사 최초로 취항하는 만큼 인바운드 수요가 80%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새 기종(A321NEO LR)을 도입해 대형항공사(FSC)만 취항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 노선을 신설해 인도네시아 승객도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 관광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11월 취항을 앞둔 막내 항공사 플라이강원 또한 인바운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을 주 타깃으로 삼으며 실제로 공급 좌석의 80%는 외국인, 나머지 20%는 내국인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강원도는 고령화 등으로 해외여행 모객이 여의치 않다"며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인바운드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외국 승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건 한국을 방문하는 승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 관광통계에 따르면 9월 국내 공항을 통해 입국한 방한 외래객은 132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했다.
특히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체 취항지로 꼽는 중국, 대만, 베트남에서 오는 방한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이 25.3% 증가한 46만8634명, 대만도 14.7% 오른 9만9880명, 필리핀, 베트남도 각각 19%, 17% 성장했다.
특히 중국에서 입국하는 54만여 명(항만 포함) 가운데 80%인 43만여 명이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대만에서 오는 승객 98%도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승객)에 의존했던 항공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항공업계는 한국인 관광객의 일본, 중국, 동남아로의 여행 등 아웃바운드 수요로 시장을 키워왔다.
특히 LCC의 경우 일본 노선 매출이 25~30%에 이를 정도로 노선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일본행 수요 감소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 동남아로 항공편을 돌렸지만, 공급 편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수요 증가는 미미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바운드 수요 증가는 침체한 국내 항공업계에 활력을 북돋아 줄 것으로 분석된다. K-POP, 화장품, 게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의 관광 콘텐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바운드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항공업계의 활로가 될 수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지속해서 늘리기 위해서 현지 관광업계와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