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3분기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 사업은 적자 폭을 줄였고, 생활가전과 TV 사업은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생활가전 사업은 영업이익에서 세계 최대 가전 업체 ‘월풀(Whirlpool Corporation)’을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7007억 원, 영업이익 7814억 원을 달성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4.4% 증가했다. 역대 3분기 실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가장 많고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최대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46조24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이며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H&A(생활가전) 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3307억 원, 영업이익 4289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전 지역의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9.9% 늘었고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많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매출 확대, 원가구조 개선, 원자재가 하락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며, 미국 월풀을 넘어섰다. 월풀은 22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50억9000만 달러(약 5조9800억 원), 영업이익 3억58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매출에서 월풀에 뒤처졌지만, 영업이익은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LG전자 H&A 사업본부는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월풀을 넘어선 바 있다.
HE(TV)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8662억 원, 영업이익 3180억 원을 기록했다. 성수기에 진입한 가운데 중동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은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경쟁 심화와 환율 악화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 크게 늘었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8.2%를 기록했다.
MC(휴대폰)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5223억 원, 영업손실 1612억 원을 기록했다. 듀얼 스크린으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 5G 스마트폰 ‘LG V50 ThinQ’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가 줄고 북미시장에서 5G 전환이 늦어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글로벌 생산지 효율화와 원가개선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LG전자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VS(자동차 부품)사업본부는 매출액 1조3401억 원, 영업손실 601억 원을 기록했다. BS(B2B) 사업본부는 매출액 6987억 원, 영업이익 668억 원을 냈다.
LG전자는 구 회장 체제 이후 조성진 부회장 지휘 아래 변화와 혁신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 생활가전의 실적을 견인한 것도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으로 대표되는 ‘신(新)가전’이었다. 휴대폰 사업은 아직 성숙되지 않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고려, 듀얼 스크린을 내놓으면서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다.
구 회장은 9월 취임 후 첫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앞으로 다가올 위기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일 것입니다.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를 직접 챙기며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월과 4월에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R&D(연구·개발)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고, 4월 미국 방문 때에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다.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Awards)’에 참석해 뛰어난 고객 가치 혁신 성과를 창출한 팀을 시상하고 격려했다. 7월에는 평택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관련 기술과 전략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