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지속적인 고혈당과 대사 이상으로 망막의 미세혈관이 손상돼 나타나는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이다.
당뇨 환자의 약 20%가 망막병증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2%가량이 실명할 정도로 매우 위협적인 질환이다.
이 질환은 근원적인 치료제가 거의 없지만 국내 발병자는 매년 늘고 있다. 국내 망막병증 유병률이 2015년 기준 10년 전 대비 100명당 남성은 12.6명에서 15.1명으로, 여성은 14.7명에서 17.4명으로 증가하고 있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레이저 수술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항-형관내비피성장인자 주사가 유일한 치료방법이지만 주사제의 경우 고가인 데다 완치하기보다는 증상을 단기간 완화하는 수준이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아이진, 와이디생명과학, 하나제약 등 국내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이 당뇨병성 망박병증 치료제인 주사제와 경구용 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 기업의 임상이 마무리되면 치료제의 국산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은 “주사치료 효과가 1~2개월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다 보니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한 데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들은 치료받기가 힘들다”며 “약 효과의 지속성이 길고 점안제 등의 형태로 신약이 출시된다면 환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망막병증의 치료를 위한 약값이 70만 원대인데 보험을 적용받아도 지속적인 지출로 환자들에게 부담이 됐기 때문에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존의 치료제보다 독성, 통증이 낮고 편의성을 더한 획기적인 치료제로 활발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아이진이 가장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피하주사 형태로 개발 중인 아이진의 ‘EG-Mirotin’은 현재 치료제가 없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초기 증상인 비증식성 당뇨망막증이 타깃이다. 특히 손상된 모세혈관의 구조를 정상화하고 안정화하는 기능의 인체 유래 폴리펩타이드 물질을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지속성, 독성 등 기존 치료제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아이진은 EG-Mirotin 임상 2a에 대한 완료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와이디생명과학은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와이디생명과학 관계자는 “12월 당뇨병성황반부종(DME) 치료제 임상 2상 결과 발표 후 당뇨병성 망막병증(DR) 치료제에 대한 임상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압타바이오는 녹스 저해제 발굴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 중이며 당뇨병성 망막병증(APX-1004)을 포함한 6개 당뇨합병증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APX-1004는 지속성(6개월 1번)을 확대시킨 안내주사와 점안제 형태로 개발중이며 2020년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제약은 독성이 낮은 경구용 치료제로 서울대 약학대학과 2025년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목표로 공동 연구 중이며, 압타머 사이언스는 당뇨망막병증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ALT-L9)를 개발 중인 알테오젠은 최근 국내 임상시험 1상 진행을 위한 임상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회사는 연내에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2017년 기준)는 7조5000억 원으로 2020년 8조4500억 원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