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의 술기(術技)가 로봇수술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로봇수술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당시만 해도 의료진은 로봇 제조사로부터 술기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로봇수술 도입 15년이 지난 현재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로봇수술이 활성화하고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술기에 접목되면서 로봇수술의 주도권이 의료진에 넘어간 모양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로봇수술기계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사의 다빈치다. 다빈치 로봇수술기계는 1대당 30억 원대의 고가로 전 세계적으로 5270대, 국내에는 전국 59개 병원에 87대가 설치됐다. 특히 다빈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리아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술혁신센터서 필수 교육 및 훈련을 받아야 한다.
현재 이 교육을 이수한 의사는 전 세계에서 3만9000명 이상이며, 로봇 수술 관련 학술지 출간 연구 논문도 1만8000건 이상이 공개된 상태다.
이 같은 로봇수술의 활성화는 로봇수술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재욱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앞으로 복강경 수술처럼 로봇수술의 일반화가 머지않았다”며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위해 과별 표준화된 로봇수술 교육은 많은 의사들에게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대한내비뇨기과학회, 대한대장항문외과학회, 대한부인종양학회 등에선 로봇수술 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국제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ISOPES)의 경우 체계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각 병원에 로봇 갑상선 절제술의 세부 훈련과정의 포맷을 정립하고 다빈치 로봇 수술기 교육 자료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노력은 의료 현장에서 안전성을 기반으로 국내 의료진의 창의적인 술기들이 국내외 의료진에 공유되고 있다.
연세암병원 김세헌 교수(이비인후과)는 “두경부암 수술에 단일공 다빈치 로봇 수술기기(다빈치SP 로봇수술시스템)를 이용해 전 세계 최초로 라이브수술을 진행하는 등 한국이 이 분야를 리드하고 있다”며 “동시에 술기의 표준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앞으로 로봇수술이 지금보다 더 일반화할수록 의료진이 로봇수술기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김재욱 교수는 “다양한 로봇수술기법들이 연구ㆍ활용되면서 의사들이 수술에 필요한 맞춤형 장비의 요구가 다양해질 것이고, 해당 기업은 맞춤형 장비의 생산으로 로봇수술기의 발전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세헌 교수도 “로봇수술기는 수술 집도의에 컨트롤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로봇수술기의 발전은 의사들의 다양한 술기 개발을 이끌어 동반성장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