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비축 무연탄이 급격히 소진되면서 올 겨울을 고비로 무연탄 파동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연탄은 서민연료인 연탄 제조와 무연탄 발전소의 연료용으로 사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급등으로 대체연료로 연탄 등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비축 무연탄이 급감, 사실상 정부의 '비상수급 기능'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정부비축 무연탄은 2004년 808만톤을 정점으로 2005년 694만톤, 2006년 467만톤, 2007년 345만톤을 기록한 뒤 급기야 지난 6월말 현재 266만톤으로 급감했다.
연탄 소비 역시 2005년의 경우 전년대비 45% 증가한 201만톤, 2006년 233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7년 209만톤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신고유가 현상으로 인해 연탄소비량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100만톤 이상씩 비축탄이 소진되는 추세로 볼 때 올해 겨울을 지나면 사실상 정부가 비축탄을 통한 '비상수급 기능'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석탄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비축탄 소진 속도로 볼 때 올 겨울까지야 버틸 수 있겠지만 내년 이후 수급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 민영탄광의 폐광도 무연탄 수급 불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초 경제성 악화로 폐광 예비신천을 낸 태백 한보탄광은 지난 6월말일자로 문을 닫았다. 한보는 생산능력 106만톤 규모의 업계 2위의 민영사업자다.
석탄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럭저럭 운영을 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현상유지조차 어려워진 사업자들도 머지않아 폐광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시기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무연탄 파동이 조만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업계게 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측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 특히 민수용(연탄) 수요가 증가해 비축탄의 소진 속도가 빨라질 경우 발전용을 전환해 사용하면 된다는 판단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올해 280만톤이 생산되면 무연탄 수급에 당장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만약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발전용 무연탄을 민수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발전용 무연탄 공급은 민수용을 우선 하고 남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2006년부터 매년 20만톤씩 발전용 무연탄을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무연탄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어도 내년부터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정부비축 무연탄이 소진될 경우 비상시 적정 규모인 200만톤을 겨우 유지하게 된다"며 수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