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넘기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의 콜옵션 행사에 따라 늘어난 한국카카오은행 잔여지분에 대해 지난 11일 은행법상 한도초과 보유 승인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접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분 취득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5%-1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29%로 정해졌다.
카카오가 내년 1월까지 카카오뱅크 주식을 취득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한국투자금융지주 또한 지분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은행업 감독규정 제14조의 4(동일인의 주식보유한도 초과승인 등)에 따라 한도초과 보유주주 승인을 받은 자는 승인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주식을 취득해야 한다는 규정에 적용받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와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카카오뱅크 지분 58%에서 ‘34%-1주’까지 줄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초 한국투자증권에게 카카오뱅크 지분을 넘길 계획이었지만, 지난 2017년 3월 채권 매매수익률 담합으로 공정거래법 위반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이에 대다수 지분을 100%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넘기는 방향으로 잡았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지분 5% 미만만 보유해야 해 5%-1주의 지분만 남긴 채 나머지는 모두 밸류자산운용에 넘기는 방식이다.
문제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지분인수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한국투자증권 영향력 아래 있는 셈이다. 이에 꼼수 정리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법 취지는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아닌 곳의 지분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자회사, 손자회사가 계열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는 걸 막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해당 법에 저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분을 갖는 게 사업상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라 여러가지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