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조기 타결을 위한 부분적인 합의에 과거 양측이 동의했던 환율협정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 대표들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재개한다. 이번 협상은 7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장관급 협의다.
미국 측은 무역협상이 결렬되기 전인 올해 2월 미중 양국이 환율협정에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백악관이 중국의 1단계 협상 타결로 간주하는 부분에 환율협정이 포함될 것”이라며 “이후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 기술이전과 같은 핵심 문제에 대해 더 많은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에 홍콩 역외위안화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당 위안화 가치는 0.3% 이상 오르면서 장 초반 하락에서 반등했다. 부분적 합의 기대로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른 2947.71로 마감했다.
중국 대표단 일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중국 대표단이 11일 저녁 미국을 떠날 예정이지만 대화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서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대표단이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수도 있다”며 “관건은 회담 진행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고위급 무역회담을 앞두고 엇갈린 신호가 계속 나와 투자자들이 방향을 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지난주 민감하지 않은 일부 품목에 대해서 미국 기업과 화웨이테크놀로지의 거래를 허용했다.
그러나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호주 시드니 연설에서 “중국의 무역관행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관세는 중국이 (자신의 악행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미중이 부분적 합의에 도달할지에 대해서 “우리도 거래 성사를 원하고 그들도 마찬가지”라며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미국은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의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이번 주 중국 기관과 IT 기업 28곳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하고 관련 공무원에 대한 비자를 금지해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켰다.
또 미국프로농구(NBA)와 중국 사이에 홍콩 시위에 대한 대릴 모리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짧은 지지 트윗으로 대립이 벌어지는 것도 미중 관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에 부분적이나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중 무역전쟁이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지게 된다. 미국은 오는 15일 2500억 달러(약 299조 원) 규모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올릴 방침인데 이날 협상이 이를 멈출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