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200만 원 넘는 브롬톤 자전거 인기몰이…동남아 시장 공략, SNS에 달렸다

입력 2019-10-1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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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주요국 SNS 이용시간, 중국·일본 웃돌아…현지 소비자, 광고 대신 SNS 사용후기 더 믿어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자전거 축제에서 사람들이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을 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고가의 브롬톤 자전거가 SNS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자전거 축제에서 사람들이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을 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고가의 브롬톤 자전거가 SNS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런던/AP뉴시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입소문만으로도 고가의 럭셔리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동남아 시장 공략 열쇠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있다고 9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소개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20만 엔(약 220만 원)을 넘는 영국의 접이식 자전거 브롬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윌 버틀러-애덤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상점도 없고 광고도 내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우리 제품이 히트를 친 것에 놀랐다”며 “SNS로 인기에 불이 붙은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정교한 브롬톤을 타고 있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게시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한 인도네시아 여성도 “SNS 사진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해 구입했다”며 “연인과 연락해 함께 자전거 여행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애호가의 교류 장소는 SNS에 무수히 많고 해외 원정을 가는 사람도 있어서 여행 등 관련 소비도 창출하고 있다.

동남아 사람들은 SNS를 좋아하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영국 리서치 업체 ‘위아소셜(WAS)’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국에서 SNS 이용시간은 하루 약 2~4시간으로 중국의 2시간, 일본의 36분을 압도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동남아에서 SNS로 쇼핑을 하는 사람은 전체 사용자의 절반에 육박한다며 이는 10%대의 미국과 영국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동남아 젊은이들은 TV보다 스마트폰에 더 친숙해 SNS 내 지인과 인플루언서의 평가가 소비의 주요한 이정표로 떠올랐다. 한 태국 여성 회사원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광고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SNS에서 사용 후기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어린 시절에 겪은 것도 현지 젊은 세대가 SNS의 제품 사용기를 광고보다 더 믿는 이유 중 하나다.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 설문조사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1980년대 생 3명 중 1명이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사건’으로 ‘외환위기’를 꼽았다. 그만큼 현명한 소비를 위해 실제로 쓴 사람의 경험담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SNS 대응을 소홀히 한 기업들은 실패를 겪고 있다. ‘일본의 우수한 상품 소개’ ‘일본식 대접 체험’ 등을 어필하면서 동남아에 진출한 일본계 백화점 대부분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큐백화점(東急百貨店)은 2015년에 문을 연 지 얼마 안 됐던 태국 방콕 2호점을 폐쇄하기도 했다. 한 태국 여성 고객은 “어느 나라 상품인지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적당한 가격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메로’는 SNS에 나타난 대량의 이미지 분석이 상품 개발의 첫 걸음이다. 수천 건의 계정을 추적해 셀카 이미지 등에서 나타난 유행 색상과 디자인을 분석해 2개월 정도면 제품화한다. SNS에 기반을 둔 이런 제품개발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7배 급증했다. 포메로는 “과거에는 홍콩이나 뉴욕의 유행을 받아들였다”며 “이제 최신 유행의 발신지는 SNS”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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