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설 피습으로 홍역을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신 고속철 역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제가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5분께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의 하라마인 고속철 역사에 큰불이 발생했다. 사우디 소방당국은 사망자는 없고 5명의 부상자가 치료 중이라고 발표했다. 12시간 만에 진화를 마쳤으나 불이 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우디 국영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제다역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헬리콥터로 역 안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사우디 정부는 탈석유 개혁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 3월부터 73억 달러(약 8조8000억 원)를 들여 중동 첫 고속철인 하라마인 건설에 들어갔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개통했다. 이날 불이 난 제다역 역시 완공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축 건물이다.
450㎞ 길이의 고속철은 시속 300km로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왕복하면서 사우디의 경제 중심지 제다를 지나는 노선이다.
메카와 메디나는 무슬림만 올 수 있는 이슬람 최고 성지이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사우디의 대표적인 종교 관광지다.
공교롭게도 사우디가 외국인에게 첫 관광비자를 발급하고 ‘사우디의 마음과 문을 연다’는 주제로 문호 개방을 알리는 대대적인 행사를 여는 등 ‘중동 관광대국’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관광 기반시설인 고속철도에 화재가 발생했다.
하라마인 고속철도 운행은 추후 재개 발표가 있을 때까지 일시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