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이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 파생결합상품(DLS, DLF)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하면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을 만나 시장을 긴급 점검했다.
“당분간 파생상품 시장은 어려운 시기를 지날 수 있다. 향후 ETF 시장은 좀 더 ‘글로벌’하게, ‘테마’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이승원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마케팅본부 본부장은 “최근 이슈가 있었던 DLS도 문제지만 레버리지ㆍ인버스 ETF 시장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 ETF 시장 자체가 아직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본시장 규모가 총 1500조 원 정도인데 ETF 시장은 이 안에서 40조 원 수준으로 미국 대비 매우 작다”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투자 폭도 자연스레 좁아진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 투자자들이 어떤 ETF를 사고자 했을 때 유동성이 좋지 않아 매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 시장에 상품이 없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히 추천되는 상품만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시장이 최대한 글로벌하게, 최대한 다양한 테마를 제시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글로벌ㆍ테마’에 초점을 맞춰 시장이 커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본부장이 집중하는 테마는 ‘인컴형’이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 상 지속적으로 배당이 들어오는 인컴형 상품 개발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컴형 ETF’의 세 가지 트렌드로는 부동산ㆍ리츠 등 실물자산과 달러 등 외화, 금리와 연계된 채권 등을 꼽았다. 이 본부장은 “지속적 배당이 나오면서 지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특히 최근 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를 상장했는데 이를 통해 퇴직연금에 특별자산을 편입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또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기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포트폴리오에 달러 자산도 편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면 금리를 고려할 수 있어 채권 등 안전자산을 편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체 지수개발ㆍ주식형 액티브 ETF 등 시장의 변화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본부장은 “자체 지수개발에 대해 검토하거나 생각한 부분은 없지만 모든 투자자가 ETF를 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려면 지수개발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형 액티브 ETF의 경우 개인보다는 AI스마트베타 ETF가 성과가 좋았던 만큼 AI주식형액티브ETF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ETF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 수 있도록 ETF 유통 시장을 홍보할 계획”이라며 시장 확대에 앞장서겠단 포부도 밝혔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유튜브ㆍSNS 등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그는 “상장 종목 중 거래가 활발한 것도 있지만, 거래량이 매우 낮은 종목도 있으므로 이에 대해 운용사들이 나서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이런 투자방식도 있다’고 알려주는 방식의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