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담당 형사 "전화기 잡고 한참 울었다…하늘은 있다"

입력 2019-09-19 10:55 수정 2019-09-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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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캡처)
(출처=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김복준 현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유력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소회를 밝혔다.

김복준 현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간밤에는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어제 소식을 접하고 사건 현장 책임자였던 하승균 전 총경과 통화를 했다. (하 전 총경은) 오늘 청으로 들어가시기로 했다고 하시면서 감격에 겨워 울먹이고 있었다"라며 "둘이서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복준 연구위원과 하승균 전 총경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송강호, 김상경이 맡았던 형사 역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하 전 총경은 화성 연쇄살인사건 10차례 사건 중 4차부터 9차 사건까지 수사를 이끈 인물이다.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용의자의 유전자(DNA)는 하 전 총경이 당시 현장에서 수습한 범행 흔적에서 채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하늘은 있다.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서 그놈을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 사건의 범인인지 판단하고 최종 결과를 낸다고 한다"라며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제게 마지막으로 포천여중생 살인 사건만 해결된다면 형사의 소명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감격에 벅차오르는 하루가 시작된다"라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앞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겨냥하며 "죽기 전에 반드시 잡는다"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19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 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이춘재 씨의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 씨는 그러나 최근 이뤄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1994년 1월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5년째 수감 중이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 15일부터 1991년 4월 3일까지 당시 경기도 화성군 일대에서 여성 10명이 강간·살해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미해결 사건이다. 이 사건들의 공소시효는 범행 당시의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범행 후 15년인 2001년 9월 14일부터 2006년 4월 2일 사이에 모두 만료됐다. 이에 경찰은 향후 수사가 마무리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범인을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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