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밤 “9월 하순 중 합의되는 장소에서 미국과 실무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동안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실무협상이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르면 유엔총회 전 실무협상에 이어 유엔총회 기간 중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다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해 실무협상이 열리더라도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10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오전 6시 53분, 7시 12분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 쪽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등 신형무기체계 시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이 5월 이후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번이 올 들어 10번째 발사체 발사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하기 위한 카드로 불리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실무 협상 용의를 밝히면서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올 것을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최근 공개강연에서 북한 비핵화 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를 언급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남북철도 연결’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