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기업들이 신입 채용 과정에서 비공개 자격조건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기업 557개사를 대상으로 ‘신입 채용 시 비공개 자격조건 평가 여부’를 조사한 결과, 42.4%가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42%)와 2017년 조사(41.8%)보다 오히려 소폭 늘어난 것이다.
10일 설문에 따르면 기업 형태별로는 중소기업(44.3%), 중견기업(35.2%), 대기업(18.2%) 순으로 비공개 자격조건을 평가하는 비율이 높았다. 공고에 밝히지 않지만 실제 평가에 반영하는 조건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6.6%(복수응답)가 ‘나이’를 선택했다. 계속해서 ‘성별’(33.9%), ‘거주지역’(24.6%), ‘학력’(19.5%), ‘결혼 여부’(16.9%), ‘전공’(16.5%), ‘인턴 등 경험’(16.1%), ‘외모 및 신체조건’(14.8%) 등의 순이었다.
특히 ‘결혼 여부’, ‘외모 및 신체조건’ 등은 이번 법 시행에 따라 구직자에게 물으면 안 되는 항목들임에도 여전히 평가에 반영되고 있었다. 해당 조건들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평균 41.5%로 집계됐다. 또, 신입 지원자 중 41.4%는 비공개 자격 조건이 맞지 않아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건들을 비공개로 평가하는 이유는 ‘절대적 평가 기준은 아니라서’(54.7%,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으며, ‘물어보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 조건이라서’(35.2%), ‘굳이 밝힐 필요가 없어서’(30.1%),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11.9%), ‘공개 시 지원자 감소가 우려돼서’(10.2%) 등을 들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체 기업의 35%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대략적으로 안다’고 답했으며, 26.8%는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해 10곳 중 6곳이 해당 시행령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잘 모른다’와 ‘전혀 모른다’는 답변도 각각 27.8%, 10.4%로 적지 않았다.
한편 전체 기업 중 61.9%(복수응답)가 신입 채용 공고에 우대 조건을 명시했다고 답했으며, 필수 조건이 있는 기업은 28.2%였다.
우대조건은 ‘자격증’(42.6%, 복수응답), ‘전공’(28.7%), ‘인턴 등 경험’(27.2%), ‘거주지역’(14.5%) 등의 순이었으며, 필수조건은 ‘자격증’(39.5%, 복수응답), ‘전공’(30.6%), ‘학력’(22.9%), ‘인턴 등 경험’(15.3%)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