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특허청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과 ‘레이지 에이커(Lazy Acres)’,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등 3개의 상표를 출원했다. 분류는 제 25, 29, 32류 등 총 34개로 이는 식육과 생선, 원예를 비롯해 의류 및 알코올음료, 맥주 취급 등과 관련된다.
이들 상표는 이마트가 지난해 12월 2억7500만 달러(약 3320억 원)에 인수한 미국 ‘굿푸드 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3개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브리스톨 팜스’와 ‘레이지 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 마켓’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미국 서부 지역에 총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가 이들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면서 해당 사업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브리스톨 팜스’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고급 슈퍼마켓으로 1992년 롤링힐즈에서 1호점을 선보인 후 현재 1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레이지 에이커스’는 건강식품과 뷰티 상품군에 강점을 둔 슈퍼 체인으로 LA와 샌디에이고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마켓’ 역시 프리미엄 식료품점을 표방하며 시애틀에 매장에 있다.
하지만 국내 도입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마트의 기존 사업 영역과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마트는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SSG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매장은 서울 도곡점과 청담점, 부산의 해운대 마린시티점 등 총 3곳이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식료품 매장 ‘PK마켓’도 하남 스타필드와 고양 스타필드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중 ‘PK마켓’은 미국 LA 진출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마트의 상표 출원은 선점 차원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이 ‘브리스톨 팜스’와 같은 상표로 국내에서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미리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통업계는 경쟁업체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상표를 선점하는 일이 잦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사업부인 ‘신세계디에프’는 중국 진출 당시 현지 기업 중 ‘신세계’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가 있어 ‘힌지 신세계 면세점’으로 진출한 이력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굿푸드 홀딩스는 인수 후에도 현지 경영인을 그대로 유지할 만큼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이 적다”면서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니 (같은 상표를) 국내에 출원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