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기업 사우디아람코가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회장을 교체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칼리드 알 팔리 현 아람코 회장을 해임하고, 야세르 알 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회장을 임명했다. 신임 루마이안 회장은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번 회장 교체가 IPO를 앞두고 아람코에서 에너지부를 분리해 기업의 이해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는 사우디의 오랜 전통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5년부터 아람코 회장을 맡았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장관의 지위는 최근 계속 약화돼 왔다. 팔리 장관은 사우디 석유생산 정책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지난주 부처 개편에서 산업 유전부가 새롭게 신설되면서 에너지부의 담당 영역이 절반가량 축소됐다. 또 사우디 국부펀드가 아람코 상장 준비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PIF는 그동안 테슬라와 우버 등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소프트뱅크의 1000억 달러 기술 펀드에도 450억 달러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아람코 상장은 세계 최대 IPO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에 의존해온 사우디 경제의 체질 변화를 위해 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요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아람코의 IPO는 지난 4월 12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나서 가속화했다. 아람코는 기업가치가 2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 예상치는 1조5000억 달러다.
한편, 세계 최대 석유생산업체 아람코는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달 12일 아람코는 올 상반기(1~6월) 순이익이 469억 달러(약 57조538억 원)로 전년 동기(530억 달러)보다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638억8000만 달러로, 역시 전년 동기(1676억8000만 달러)보다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