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 백색국가 제외 조치 시행에도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예측이 쉽지 않은 대내외 변수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어 향후 증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49포인트(0.86%) 오른 1941.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2.48% 급등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일본의 백색국가 규제가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막상 큰 영향은 없었다. 오히려 전날 MSCI 리밸런싱 이벤트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수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에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경기 호전 가능성이 커진 것도 호재로 작용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간 국내 증시를 흔들었던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 백색국가 제외 조치만 하더라도 이미 시장에 노출된 악재였다는 점에서 이날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적었으나 언제든 불확실성이 재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추가 제재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뇌관으로 꼽혀왔던 미ㆍ중 무역분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다음 달 미ㆍ중 양국 협상 재개와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기 전까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경기침체를 반영할 거시지표와 기업의 실적 전망 등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과의 마찰 지속, 경제지표 부진 및 이익 모멘텀 하향 기조 지속에 따른 한국 증시 펀더멘털 우려,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당분간 하방 압력이 우세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다음 달까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1880~2030P), 교보증권(1850~1980P), 대신증권 (1870~2000P) 등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피 지수가 18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구체적인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일시적으로 1900포인트 하회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 분쟁 격화로 글로벌 경기저점 통과 시점은 늦춰지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도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원화 약세 압력 확대는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지지력을 약화하는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