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트럼프 ‘쩐의 전쟁’, 美 발등 찍는 자충수

입력 2019-08-27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서영 국제경제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쩐의 전쟁’으로 세계가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다. 취임 전부터 “다른 나라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 지쳤다”며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겠다고 벼른 결과다.

돈에 있어서만큼은 적도 동지도 따로 없다. 창설 7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안보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 방위비 분담 문제를 거론하며 “그들이 체납했다”고 손가락질을 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다가 동맹국인 한국을 공격하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감싸는’ 실언을 해 미국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중국과는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겠다며 관세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고, 프랑스가 미 IT 공룡들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프랑스산 와인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나라 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는 게 나쁠 리 없다. 허투루 새는 돈이 있다면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가진 패가 많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려 겁박하고 무릎 꿇리는 건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싫든 좋든 그들이 뿌린 돈 때문이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 경제가 앓아 누울 만큼 영향력이 컸다. 냉혹한 국제 관계에서 가진 자의 입김이 센 탓에 주변국들로부터 대접받아 온 것이다. 그만큼 써서 얻고 유지한 초강대국 지위인데 이제 와서 돈 쓴 게 억울하다는 꼴이다.

돈으로 사는 권력의 맛을 아는 중국이 이 부분을 파고 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발명품인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대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900억 달러(약 100조 원)를 투자했다. 중국은 이웃 국가들의 인프라 구축을 돕는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패권 확장의 씨앗 뿌리기라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세상만사를 돈의 문제로 치환해 주판알을 튕기는 심보로는 세계를 거느릴 수 없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알림] 이투데이, '2024 CSR 영상공모전'... 27일까지 접수
  • "미국에선 266억 당첨됐다는데"…우리나라 로또로 '인생역전' 가능할까? [이슈크래커]
  • 혁신기업, 출발부터 규제 '핸디캡'...법·제도·정치 '첩첩산중' [규제 버퍼링에 울상짓는 혁신기업①]
  • 상암 잔디는 괜찮나요?…아이유 콘서트 그 후 [해시태그]
  • 노다지 시장 찾아라…인도네시아 가는 K-제약·바이오
  • '허리띠 졸라매기' 게임사들…인력감축·서비스 종료 속도낸다
  • [종합] 뉴욕증시, 경기둔화 우려에 불안한 랠리…다우ㆍS&P500 사상 최고치 경신
  • 체험존·굿즈 등 즐길 거리 다양…"'골때녀' 팝업 통해 풋살 관심 늘었어요"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9.25 09:23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079,000
    • +0.54%
    • 이더리움
    • 3,509,000
    • -0.74%
    • 비트코인 캐시
    • 460,200
    • +0.59%
    • 리플
    • 783
    • +0.13%
    • 솔라나
    • 201,800
    • +4.4%
    • 에이다
    • 515
    • +6.19%
    • 이오스
    • 699
    • +0%
    • 트론
    • 200
    • -1.96%
    • 스텔라루멘
    • 128
    • -0.78%
    • 비트코인에스브이
    • 65,750
    • +0%
    • 체인링크
    • 16,080
    • +5.58%
    • 샌드박스
    • 376
    • +1.0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