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2주 만에 다시 폭력 양상으로 바뀌었다.
2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쿤통(觀塘) 지역에서 열린 집회에 시민 수천 명이 참가했다. 시위는 평화롭게 시작됐으나 행진 도중 일부 참가자들이 길가에 세워진 ‘스마트 가로등’ 제거를 요구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이들은 중국 당국이 가로등에 달린 첨단 감시카메라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악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홍콩 정부는 이 스마트 가로등은 교통 상황과 대기 질 모니터를 위한 데이터 수집에 사용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충돌은 시위대가 행진 끝에 도착한 경찰서 밖에서 일어났다. 시위대는 진압복을 입고 대기하던 경찰과 맞닥뜨리자 도로에 세워진 방호벽과 공사용 대나무 장대를 가져다가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드 너머로 화염병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경찰 측은 성명을 내고 시위대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냈지만, 소용이 없어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저녁이 되면서 흩어지기 시작했지만 주변에선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됐다. 이날 충돌로 시민이 구급차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고 공공기물이 파손됐다.
홍콩철로유한공사(MTR)는 이날 예고한 대로 시위 장소 부근의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지난 시위 때 홍콩이 MRT를 운행해 시위대가 도망가도록 도왔다는 비판을 한 바 있다.
CNBC는 홍콩 시위 진압에 최루탄이 다시 등장한 것은 열흘 만이고 2주 가까이 이어졌던 평화시위도 깨졌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홍콩시위는 주최측 추산 170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롭게 진행됐다.
시위 주최 측은 25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