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바쁜 전반기를 보냈다. 연말을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 준비 때문이다. 6월 산은으로부터 20억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받았고 이에 앞서 한독으로부터는 지분 투자유치를 하고 줄기세포 치료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최근 코오롱과 에이치엘비 등 여러 이슈들로 인해 바이오 업계 전체적으로 우려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계획대로 문제없이 진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SCM생명과학의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그 전까지 녹십자, 종근당 등 유수의 제약기업에서 최고경영자를 맡았던 그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뭘까.
그는 “녹십자에서 사장직을 맡으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그건 회사의 미래가 재생의료 세포치료에 있다는 것”이라며 “그간의 백신 등의 사업은 그대로 가되, 그것 만으론 한계가 있으니 미래 먹거리로 세포치료를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국내에도 여러 세포치료 회사들이 있지만 분리방법에서 비롯된 원천기술이 SCM생명과학에 있었다”며 “이를 통해 적응증에 맞는 세포를 투여하는 차별화가 글로벌 경쟁력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SCM생명과학은 현재 층분리배양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 중이다. 해당 분리법을 통해 추출된 줄기세포는 다양한 셀라인을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덕분에 환자 각각의 질환에 맞는 세포를 찾아낼 수 있어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이렇듯 이 대표는 바이오 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줄기세포 치료를 포함한 재생의료를 강조한다. 첨단 재생의료 산업협의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줄기세포와 관련한 임상을 하반기 중요 부분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현재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임상파트다. 줄기세포라는 게 아직까지 정확하게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 MOA(작용 기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다들 두루뭉실하게 효과에 대해선 알고 있지만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효과가 있는지 밝혀낸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CM생명과학에서 단계가 가장 빠른 것은 임상2상을 진행 중인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이다. GVHD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불응하는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개발 중인 것으로, 회사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까지 임상 환자를 모두 모으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의 시선은 회사 상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외 시장 확보에도 사활을 걸었다. 지난 2월 인수한 아르고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아르고스의 인수가 거의 힘든 상태였다고 회상한다. 아르고스의 임상3상이 실패로 끝났던 때지만 그 결과만 보지 않았다. 임상 과정에서의 데이터는 괜찮았다는 판단 하에 회사를 무조건 잡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SCM생명과학 품으로 온 아르고스는 이제 회사의 기대주가 됐다.
이 대표는 “회사의 굉장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본다. 아르고스는 22년간 세포치료제로 항암 면역 백신을 만들고 46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한 회사”라며 “생산 작업과 퀄리티는 아주 잘돼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재생의료 분야에 있어 아시아가 그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아시아국가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재생의료와 관련한 연구개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혁신 신약 시장에서 아시아가 제일 약하다. 하지만 재생의료는 새로운 분야임과 동시에 글로벌 회사들이 발을 아직 담그지 않은 상태”라며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만들 때 삼성에서 그 표준을 만들 듯이 결국 재생의료 분야는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따라오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10년 후엔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