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검사 휴지기가 끝나는 이달 중순부터 한화손보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사전자료를 요구했으며, 1차 자료 제출은 완료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선정한 것”이라며 “아직 검사 인력이나 일정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평가 대상에 자회사 및 대주주 거래 항목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계량지표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과 지배구조 등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상태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경영실태평가(RAAS)는 2007년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보험사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라스 검사의 중요도도 높아졌는데, 금감원은 기존 종합검사를 폐지하면서 라스 검사를 종합검사의 대체 검사로 확대 시행했다.
△경영관리 △보험리스크 △금리리스크 △유동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의 항목에 대해 평가하며 각 1~5등급으로 부문별 점수를 매긴 후 다시 종합등급을 결정한다. 종합등급이 낮으면 금감원이 강력한 경영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이 올해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보험회사들의 자본 확충 대책 마련을 유도하고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AAS)를 개편하는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무상황을 철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는 RBC비율 방어를 위해 두 번의 대규모 자본 확충을 단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19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10월에는 3500억 원의 후순위채도 이어서 발행했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이 주요 손보사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한화손보의 1분기 RBC비율은 192.6%로 전분기 대비 2.4%포인트(p) 감소했다. 전체 손보사 평균(252.1%)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한화손보의 RBC비율 감소는 손해율 악화와 실적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순이익은 10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5.6% 줄어들었고, 영업이익도 164억 원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폭이 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5%로 지난해보다 6.4%포인트(p) 올랐다. 장기보험 위험손해율도 98.4%로 전년 대비 5.8%p 상승했고, 운용자산이익률은 0.74%p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대규모 자본 확충에도 RBC비율 관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실태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DB손해보험 종합검사는 다소 시간차를 둘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은 이미 종합검사를 위한 사전자료 요청을 보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