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한테서 뺨 맞고 인도에 화풀이를 한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스마트폰·통신장비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 문제로 인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중국 관리들이 인도 정부에 “5G 통신 사업자 입찰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중국에서 사업하는 인도 기업에 불이익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0일 비크람 미스리 주중 인도대사를 불러 화웨이 장비 퇴출에 나선 미국의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회동에서 중국 관리들은 “인도가 미국의 압력을 못 이겨 화웨이를 차단하면 중국에서 사업하는 인도 기업들이 거꾸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5G 통신 사업자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 정부에 입찰 제안서를 낸 기업은 화웨이와 삼성전자,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 5G를 선도하는 6개사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화웨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통신사들이 하드웨어는 화웨이 장비를 쓰되 소프트웨어는 인도에서 만든 것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 인도 정보통신부 장관은 “아직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참가시킬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중심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은 지난 5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에도 중국이 스파이 행위에 사용할 수 있다며 화웨이 장비 채택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7일 성명에서 “화웨이는 오랫동안 인도에서 사업을 펼쳤으며 현지 경제와 사회 발전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며 “인도 5G망 구축에 중국 기업이 참여하는 이슈에 대해 우리는 인도 측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결정을 내려 상호 혜택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기업들은 다른 나라보다 중국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하지만 인포시스와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즈, 마힌드라&마힌드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도 대표 기업들이 활발하게 발판을 다지는 중이다. 화웨이가 배제되면 양국 고위층이 오랜 영토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오는 10월 북부 바라나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할 예정이다. 다가올 중국과 인도의 정상회담 핵심 이슈 중 하나는 인도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축소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