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평행선에 들뜬 중국…“반도체 산업에 기회 왔다”

입력 2019-08-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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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사슬 구조 새 변화로 중국 기업 판도 깰 가능성”…웨이퍼 생산능력, 이미 북미 능가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신관테크놀로지 반도체 공장에서 4월 1일(현지시간) 엔지니어들이 작업하고 있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롄/신화뉴시스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신관테크놀로지 반도체 공장에서 4월 1일(현지시간) 엔지니어들이 작업하고 있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롄/신화뉴시스
한일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국이 들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오랜 숙원이던 ‘반도체 굴기’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겼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참고소식은 1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중국 반도체 산업에 기회가 왔다고 분석했다.

한일 양국이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역사 문제에 관련한 관점의 차이로 관계가 단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참고소식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국 기업이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기 시작했으며 일부 기업은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공급 채널 다양화를 추구하고자 일본을 대체할 공급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최근 중국에 임원을 파견해 새 공급업체를 찾고 있으며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주문을 순차적으로 개시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외국산 불화수소에 대한 성능테스트를 시작했는데 공급업체가 중국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전문가는 한국과 일본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사슬에서 상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일본이 원자재와 반도체 제조장비를 제공하고 한국은 가공과 제조, 설계에 종사하는 비교적 안정적인 산업 사슬을 형성했던 것이다.

이에 한일 분쟁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 사슬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중국도 그 영향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기회도 열렸다고 참고소식은 강조했다. 한 마디로 파국 속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의 리정 연구원은 “현재 한일 갈등은 기존 글로벌 산업 사슬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중국을 반도체 산업 사슬의 일부로 포함시킬지 더 나아가 생산을 중국으로 이전할지를 고려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오랫동안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첨단소재 분야에서 일부 업체들이 중국 생산에 나설 것이고 한국에서는 반도체 부품 영역에서 그런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수년간 중국은 반도체, 특히 집적회로 제조 분야에서 급속히 발전했다. 참고소식은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ST)를 인용해 중국의 웨이퍼 생산능력이 이미 북미를 능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웨이퍼 생산능력은 5년 안에 배로 늘어 470억 달러(약 5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리정 연구원은 “한국의 대규모 생산능력이 중국으로 이전되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완정성이 강화돼 글로벌 제조의 중추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런 시각은 중국만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기업들이 한일 갈등에 따른 무역 전쟁으로 중국에서 대체 조달처를 찾으면 반도체 자급자족이라는 중국 정부의 수십년 된 노력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위기 관리 측면에서 한국 대기업들은 다른 곳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이들이 중국 공급업체에 문을 열고 있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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