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성장률과 물가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일본 무역보복 문제가 부각하면서 우리 경제를 더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리인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빠르게 부각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장 이번주로 다가온 7월 금융통화위원회 내지는 8월중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7월 금통위 폴] ① 채권전문가 18명중 6명은 7월 인하 12명은 8월 인하, 기사 참조).
1분기(1~3월) 중 경제성장률도 전기대비 마이너스(-)0.4%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4분기 -3.2%) 이후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이달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낮췄다. 한은도 이번주로 예정된 수정경제전망에서 당초 전망치 2.5%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경기부양을 위한 대책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도 두달 보름여간의 표류 끝에 겨우 국회에서 심사에 들어갔다. 자유한국당이 총선예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초 정부안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소비자물가도 6개월째 0%대를 기록 중이다. 올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는 0.6%로 한은의 전망치 0.7%를 밑돌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물가설명회에서 올해 사실상 0%대 물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실화한다면 2015년(0.7%) 이후 4년만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실제 경제여건은 다르지만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호주는 최근 2개월동안 연달아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도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제조와 무역,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약하다.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으로 고용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정책기조에 변화는 없다”고 언급해 7월 FOMC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일본정부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생산의 핵심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에 나선데다, 추가 규제를 예고하고 있는 것도 경기 하방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수출도 마이너스인데다, 일본 이슈가 장기화하면 경제성장률(GDP) 2%도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