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의 인공지능(AI) 개발자 포럼인 ‘바이두 크리에이트2019’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무대에 난입해 리 CEO에게 물세례를 줬다. 당시 리옌훙은 기조 연설에서 AI를 통한 주차 서비스를 소개하던 중이었는데, 검은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무대 위로 올라가더니 그의 머리 위에 생수병에 담긴 물을 부었다.
중국 인터넷 업계 거물인 리옌훙은 몇 초 동안 얼어붙었지만 이내 얼굴을 닦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설을 마무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영어로 가해자에게 “무슨 문제냐”라고 물어봤다. 그러면서 “모두가 봤듯이 AI로 가는 길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난다”고 기지를 발휘했다.
남성이 무슨 이유로 리옌훙에게 물을 부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체포해 현재 조사 중이다. 바이두는 웨이보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행동을 강하게 규탄한다”며 “이는 부끄럽고 불안감을 주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바이두는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2016년 한 대학생이 바이두 검색결과가 추천한 병원에서 엉터리 치료를 받다가 숨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매출에 막대한 타격을 봤다. 중국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 1분기에 2005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CEO들이 봉변을 당하는 일은 전 세계에서 종종 일어난다. 지난달에도 한 동물보호 활동가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CEO가 연설하는 도중 기습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