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해외사업 접는데...현대홈쇼핑 '나홀로' 호주 진출 왜?

입력 2019-07-03 17:04 수정 2019-07-0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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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경제수준ㆍ탄탄한 사업인프라 등 갖춰 경쟁력 있다고 판단

▲현대홈쇼핑의 호주 TV홈쇼핑채널 '오픈샵'(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의 호주 TV홈쇼핑채널 '오픈샵'(현대홈쇼핑)
홈쇼핑 업체들이 하나둘 해외 사업을 접는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호주 진출을 선언했다. 2000년대 초반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던 홈쇼핑 업체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외 사업을 정리하는 와중에 현대홈쇼핑이 기존 업체들이 도전하지 않던 호주에 도전장을 내밀고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홈쇼핑은 다음 달 1일 호주 TV홈쇼핑 채널 ‘오픈샵(Open Shop)’을 개국한다고 3일 밝혔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2월 호주 TV홈쇼핑 시장 진출을 위해 자본금 4500만 호주 달러(약 360억 원)를 투자해 현지 단독법인 ‘ASN(AUSTRALIAN SHOPPING NETWORK, 지분 100% 보유)’을 설립했다.

현대홈쇼핑은 2003년 초반 중국 광저우의 훙야홈쇼핑 지분 30%를 30억 원에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사업 부진으로 3년 만에 철수했다. 이후 2016년 베트남과 태국에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호주에 진출하며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호주의 높은 경제 수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호주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5만3800달러(2017년 세계은행 기준)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다. 여기에 신용카드(86%)ㆍ인터넷(87%) 보급률이 90%에 이르는 등 TV홈쇼핑 사업에 필요한 제반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현대홈쇼핑은 안정적인 방송 송출을 위해 호주 1위 민영 지상파 사업자인 ‘세븐네트워크’와 송출 계약을 맺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호주는 그간 홈쇼핑 업체들이 진출했던 나라들과 다르다”라며 “국내 시장에서 축적한 라이브 방송 운영 경험과 빠른 무료 배송 및 배송 속도, 무이자 할부 시스템 등 ‘한국식’ TV홈쇼핑 서비스 노하우로 차별화할 경우 호주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대홈쇼핑은 2021년까지 호주 TV홈쇼핑 오픈샵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홈쇼핑 업체의 해외 진출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올라간다. CJ오쇼핑의 경우 2004년 동방CJ를 시작으로 현재 중국,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멕시코 등 6개 나라에 진출해 있다. 그중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는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일본과 터키, 인도에도 진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중국 5개 지역과 베트남, 대만 등에 진출했다가 현재 베트남과 중국은 철수했고 대만만 예외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GS홈쇼핑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케이만제도, 키프러스, 러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는데 지난해 기준 키프러스를 제외하고 모두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태국, 베트남, 케이만제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 나라에서 적자를 이어갔다. NS홈쇼핑은 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TV홈쇼핑 방송을 시작하기 위해 2009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지만 적자로 2018년 7월 청산했다. 중국 역시 2011년 법인을 세웠다가 현재 활동도 중단한 상태다.

업계는 현대홈쇼핑의 호주 진출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의 해외 진출 성공 사례는 드물지만 호주는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호주는 경제수준이 높기 때문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해외 진출국 중 유일하게 성과를 낸 대만도 국민 소득이 높고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홈쇼핑관계자는 “대만은 중산층이 두텁고, 소비 수준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나라가 작아 배송에도 문제가 없어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홈쇼핑 업계는 해외 진출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회사와 합작 형태로 진출하다 보니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가 많고, 방송사업인 만큼 해당 국가 규제도 많아 여러 변수가 있다”며 “여기에 현지인들의 소비성향, 현지 인프라 등 고려할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해외 사업은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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