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사흘째 올라 1170원대로 올라섰다. 원·엔 환율도 12원 넘게 급등해 4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지표 호조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데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2.4~2.5%로 하향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으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떨어져 부진했고, 일본의 무역보복에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한 것도 재료역할을 했다. 6월말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축했던 숏포지션도 언와인딩하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6월말 이후 의외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주말 나올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는 1170원대 중후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1167.7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66.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6.2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12.72원 급등한 108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월 18일 1095.17원 이후 최고치다. 또 3월8일 12.94원 급등 이후 가장 큰폭으로 오른 것이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66.3/1166.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4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초반부터 계속 상승하는 국면이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목표를 낮춘데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 차이신 서비스 PMI가 부진했던 것도 원·달러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며 “미중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만남이 있었지만 크게 달라진게 없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말 미국에서 비농업고용지표가 나온다. 직전에 부진했던 만큼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생각보다 달러 매수세가 강하다. 과도하다고 느낄수도 있다. 상단은 좀 더 열어둬야 할 것 같다. 당장 내일은 1175원 내지 1176원을 상단으로 봐야할 것 같다. 하단은 1165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내부적인 펀더멘털 이슈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증시와 별개로 코스피가 1% 넘게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도 많았다. 반면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6월말 이후 예상외로 리스크오프 심리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6월말 이벤트에 대한 기대심리로 구축했던 숏포지션도 언와인딩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증시가 더 조정을 받는다면 원·달러는 1170원대 중후반까지 오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49엔(0.45%) 내린 107.61을, 유로·달러는 0.0015달러(0.13%) 떨어진 1.128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71위안(0.24%) 오른 6.8919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6.0포인트(1.23%) 급락한 2096.0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095억99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