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기업인 300인을 찾아서 ①] 유정무 아이알티코리아 대표, 100만원으로 재도전… 자본금 1500배 늘려

입력 2019-06-30 19:00 수정 2019-06-3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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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에 실패겪어..대리운전 편의점 알바 등 안해본 일 없어

‘99·88’. 대한민국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 중 88%가 중소기업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한국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지만 창업 이후 5년 생존율이 2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중소기업의 생존환경은 열악하다. 또 ‘사업실패=패가망신’이라는 수식처럼 재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또 이들의 노하우, 특히 기술적 노하우가 사장되는 등 경제손실 규모가 매년 1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사회적 손실도 막심하다. 실패기업인들의 재기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지난 8년간 국내 최초이자 민간 최초로 재도전 전문기관인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을 운영해 온 한상하 오뚝이창업 대표이사가 1000명이 넘는 실패 중소기업인들을 교육하고 컨설팅한 경험을 살려 재기 기업인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재도전의 해법을 제시한다.

창업한 후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막연한 성공 가능성 타진과 준비 부족이다. 실패를 경험한 뒤 재창업할 때 가장 큰 비중을 둬야 하는 것도 바로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를 꼼꼼하게 활용하는 것 역시 재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대표적 케이스가 ‘제1호 오뚝이 기업인’인 경기 성남 아이알티코리아의 유정무<사진> 대표다. 필자가 유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2월 몹시 추운 날이었다. 재창업 교육 대상자 심사를 위한 자리였다. 당시 만났던 50대 후반의 전직 중소기업 경영자가 유 대표였다. 그는 국내 대기업 전자대리점을 운영하다 중국에 전자부품 가공 및 생산을 위한 투자를 했다가 실패를 본 경우였다. 유 대표는 “2010년 55세에 모든 것을 잃고 새로 시작하려니 막막했다”며 “수백 곳에 입사지원서를 냈지만 면접 보러 오라는 곳도 없어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부터 대리운전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잠시 몸담았던 불꽃감지기 개발·판매 중소기업은 정년에 걸려 2년 만에 그만둬야 했다.

유 대표가 희망의 끈을 잡게 된 것은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운영한 재창업 교육프로그램인 ‘재도전 힐링캠프’였다. 신문광고를 보고 개발원을 찾은 유 대표는 과정 내내 성실히 교육에 임했고 냉철하게 실패의 원인을 분석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실패의 이유는 바로 스스로에게 있었다”였다. 그는 불꽃감지기 회사에서 봤던 제품의 단점과 보완점에 착안해 재창업을 결심했다. 크고 무거운 불꽃감지기의 오작동을 줄이면서 무게는 가볍게 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나섰다. 재창업의 발목을 잡던 사업 실패로 인한 부채와 체납세금은 정부 재도전 정책 지원 사업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유 대표는 전 재산이었던 100만 원으로 2013년 아이알티코리아를 세웠다. 유 대표는 “기술개발자의 변심, 제조 파트너와의 계약 무효 등 위기가 많았다”며 “6년간 하루하루를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 세계 최초 초소형 디지털 불꽃감지기 개발에 성공했고 기존 가격보다 50%나 싼 초소형 상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기준 아이알티코리아는 국내 특허 10건, 해외 특허 출원 6건, 형식 승인 6건, 중국, 태국, 대만, 인도, 싱가포르, 벨기에 등에 11개의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현재 자본금은 창업 시 자본금의 1500배인 15억 원으로 늘었다. 작년에는 16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고 올해는 30억 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유 대표는 “작지만 알찬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실패 기업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한상하 오뚝이창업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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