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이투데이가 전자, 중공업·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업종 주요 대기업 22곳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이들 기업의 해외 생산 법인은 무려 68곳 늘었다.
대표적으로 2017년 8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만드는 가전 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에 제 2 공장 준공식도 열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6억5000만 달러를 투입해 연간 1억20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스마트폰 공장의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중국 우시 C2F 공장을 준공하고 최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2016년과 2017년 중국에 제4, 5공장을 설립했다. 기아차는 2016년 멕시코에 공장을 지었다.
석화 에너지 업종에서도 해외 공장 설립이 줄을 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폴란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베트남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에 태양광 셀 모듈 공장을 세웠다. 지난달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31억 달러(3조6000억 원)를 투자해 에틸렌 10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 공장 준공식을 열기도 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최근 발간한 ‘한·중·일 전자산업 주요 품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8개 주요 전자 품목 가운데 6개의 지난해 생산액이 5년 전인 지난 2013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시설의 해외 이전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결국 국내 제조업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문제는 해외 생산 공장의 국내 유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줄잇는 해외공장 설립은 관세 등 교역조건 문제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진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 환경 변화는 기업들의 탈한국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생산기지나 소비시장으로서 장점이 있을 때 해외에 공장을 짓는데 최근 국내 환경을 보면 고임금, 노조 문제 등으로 국내 생산기지의 장점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산업 기회를 열어주고, 노동 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국내 투자를 활성화 시켜야 하는데, 정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