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백범 김구 선생 서거 70주기이다. 70년 세월이 흘렀건만 우리는 아직도 안두희가 왜 백범 선생을 쏘았는지 알지 못한다. 1993년 10월 23일, 안두희마저 시민 박기서에게 맞아죽음으로써 국민들이 그렇게 바라던 안두희의 자백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영원한 민족 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의 아호(雅號) ‘백범(白凡)’은 ‘백의(白衣)의 평범(平凡)함’이라는 뜻이다. 백의(白衣)는 ‘색깔이 하얀 옷’이라는 뜻도 있지만 관료들이 입는 관복(官服)의 상대어로서 아무런 지위나 직위가 없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김구 선생은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라면 자신은 언제라도 아무런 지위나 직위가 없는 평범한 국민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독립되고 통일된 나라에서 평범한 국민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의미에서 ‘白凡’이라는 호를 스스로 지어 애용한 것이다. 이처럼 사욕이라곤 없었던 선생을 누군가 사악한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이 죽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
사람의 죽음을 표현하는 말도 여러 가지이다. ‘사망(死亡)’은 물리적으로 ‘죽었다’는 뜻이고, ‘운명(殞命:떨어질 운, 목숨 명)’은 하늘이 준 ‘목숨이 떨어졌다’는 뜻이며, ‘작고(作故:지을 작, 옛 고)’는 ‘고인이 되었다’는 뜻이고 ‘서거(逝去:갈 서, 갈 거)’는 이 세상을 떠나 ‘저세상으로 갔다’는 뜻이다. 이런 단어들이 언중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높임말과 낮춤말로 나뉘게 되었는데 운명이나 작고는 사망에 비해 높임말이다. 일반적으로 서거를 가장 높임말로 여긴다.
주기는 ‘週忌’라고 쓰며 각 글자는 ‘한 바퀴 돌아올 주’, ‘꺼릴 기’라고 훈독한다. 사람은 ‘죽는(은) 날’을 가장 꺼린다. 그래서 ‘죽은 날’ 즉, 제삿날은 ‘기일(忌日)’이라고 하게 되었다. 週忌는 죽은 날이 다시 돌아온 횟수를 이르는 말이다. 백범 김구선생 서거 70주기! 어찌 경건하게 맞지 않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