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미국 음료업체 코카콜라, 중국 유제품업체 멍뉴와 30억 달러(약 3조4635억 원)에 달하는 공동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스포츠 부문의 기업 후원으로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코카콜라와 멍뉴는 이날 IOC와 공동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부터 2032년까지 12년간 총 6번의 동·하계 올림픽을 후원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IOC의 후원 계약 체결은 엄격하고 제한적이었다. 지금까지 미국의 인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등 세계 13개 기업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는데, 주목할 건 1개 업종에서 1개 업체만 선정해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 무알콜 음료 부문에서는 코카콜라가 100년 이상 독점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IOC가 무알콜 음료 부문에 유제품을 추가하면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유제품업체인 중국의 멍뉴가 코카콜라의 독점을 깨게 됐다.
사상 최고 수준의 공동 후원 계약이 체결된 배경으로 FTS는 IOC와 멍뉴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우선, 멍뉴로서는 중국 외 지역으로 판로를 넓히는 기회가 된다는 판단이다. 최근 중국의 출산율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멍뉴는 주력 상품이던 유아용 분유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이를 타계할 일환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 확대를 꾀해왔다. 제프리 루 멍뉴 최고경영자(CEO)는 “역사가 깊은 올림픽의 후원사가 되는 기회를 통해 멍뉴를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IOC 또한 이번 계약을 통해 서구 이외 지역으로 스폰서를 늘리려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IOC 후원 기업들은 대체로 서구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후원 기업에 이름을 올린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첫 중국기업일 정도였다.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은 “양사와 IOC 모두에 유익한 계약”이라며 “IOC 사상 최초의 공동 계약은 스포츠에 새로운 차원의 문이 열렸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IOC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총회에서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