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20일 오전 부인 펑리위안 여사, 왕이 외교부장과 중국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주임 등을 대동한 채 북한 평양에 도착해 역사적인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북중 수교 이후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시 주석은 2005년 10월의 후진타오 방문 이후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게 됐다.
시 주석은 이틀간의 국빈방문 기간 김 위원장과 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하고 나서 환영 만찬과 축하 공연, 북중 우의탑 참배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을 태운 특별 비행기는 이날 오전 12시께 평양 순항공항에 도착했으며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영접하러 나왔다. 시 주석은 비행기에서 내려 김정은과 악수했으며 북한 어린이들이 시 주석과 펑리위안에게 꽃다발을 선물했다.
평양 곳곳에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는 포스터가 걸렸으며 약 1만 명의 군중이 열렬하게 시 주석의 도착을 환영했다. 공항에서 대규모 환영의식이 치러지고 나서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외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이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두 사람은 북·중 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전날 북한 관영 로동신문에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의 새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기고했다. 북한 관영 언론매체가 외국 정상의 글을 게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김 위원장이 학수고대하던 일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중국을 처음 방문하고 나서 시 주석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으로부터 대가를 얻고자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의 방문 시점을 조율해왔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올해 2월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뒤 현재 교착 상태에 있는 핵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지 주목된다.
베이징 소재 카네기-칭화대 글로벌 정책센터의 퉁자오 애널리스트는 “이번 방문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과 비핵화 외교 진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과시할 수 있다”며 “중재가 효력을 발휘하면 주요 지역 문제에 대한 건설적인 파트너로서 중국의 유용성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다음 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무역 전쟁과 북한 비핵화 이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