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이 공모채 조달을 진행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순차입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올 실적과 장기물 흥행이 중요해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동원산업의 순차입비율은 103.31%로 2년 연속 103%대를 유지했다. 2016년 57.76%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 늘어난 셈이다. 최근 마지막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때는 2008년의 132.63%다.
10년 만에 순차입비율이 높아진 원인은 사업 확장과 투자다. 동원산업은 지난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고 테크팩솔루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등 약 5000억 원 가까운 자금을 지출했다. 지난해 말엔 부산신항 최대 물류기업 BIDC를 인수하는 데 370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변경된 리스회계정책으로 인해 리스부채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 역시 차입금 증가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차입금 여파는 진행형이다. 올 1분기 기준 동원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77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00억 원(14.78%) 늘어났다. 기업어음이나 전자단기사채 상환 잔액은 없지만 회사채가 올해 2100억 원을 포함해 2021년까지 총 4000억 원이 남아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7일 1300억 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공시했다. 19일 수요예측에 들어가는데 각각 3년물, 5년물, 7년물로 구성돼 있다. 특히 7년물은 동원산업이 처음 발행하는 장기물로, 이번 수요예측의 흥행 여부에 따라 회사의 자금 조달 상황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선순위 회사채와 관련해 회사가 신평사로부터 받은 등급음 AA-(안정적)이다.
실적 역시 차입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차입금이 늘어나는 속에 어가 하락 등의 변동 요인으로 인해 실적이 주춤했다. 연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7% 증가한 2조4446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20.89% 감소한 1776억8259만 원, 당기순이익은 57.70% 줄어든 6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들어선 실적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지난해보다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진행된 동원냉장 합병에 따른 물류부문 강화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어진 어가 하락으로 주가 약세가 이어지는 중이지만 이는 어획량 증가에 따른 건전한 하락”이라며 “물류 부문에서의 M&A 효과 역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봉인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물류사업 강화에 따른 수익창출 규모 확대에 힘입어 잉여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증가한 차입금과 관련해 향후 축소 수준 등을 모니터링 해 등급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