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계는 지난 2년간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이 인건비 부담뿐 아니라 여러 가지 중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기업의 지불 능력과 노동생산성을 반드시 고려해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영세·소상공인 업종과 규모를 반영한 구분 적용도 주장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내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실질적인 최저임금 논의를 하는데 이에 앞서 중소기업 단체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중소기업계가 의견을 같이 낸다는 데 의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년간 최저임금 너무 많이 인상됐고, 현장에서는 고용 축소 등 문제가 있었다”며 “더는 최저임금이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중소기업계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미중 무역 전쟁 등 대외적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만큼은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최저임금이 사회적 이슈가 안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단체는 성명서에서 “소득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주휴수당을 포함하면 1위)인데도 노동생산성은 OECD 29위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영세 중소기업의 80.9%가 인하 또는 동결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기중앙회는 영세 중소기업 35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최저임금 영향도 조사를 함께 발표했다.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조사에서 현재 경영상황 상태에 대해 응답 업체의 60.8%가 ‘어려움’이라고 응답했다. ‘좋음’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4.7%에 그쳤다. 주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개인서비스업’(66.7%)과, ‘제조업’(65.0%)에서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현재 기업 경영상 어려움이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응답은 5월 말 기준 100점 만점에 평균 60.3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5월 말(평균 43.0점) 대비 40.2% 상승한 수치다.
경영 애로 중 최저임금 인상이 유발한 어려움 정도는 지난 2년간 40.2%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2년 전과 비교해 고용은 10.2% 감소, 영업이익은 19.4%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영세 중소기업들은 2020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52.1%(신규채용 축소 28.9%, 기존인력 감원 23.2%)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기존인력 감원’(23.2%), ‘대책 없음’(17.1%), ‘대응 필요 없음’(15.4%), ‘사업종료 검토’(7.8%) 등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보다 인하될 경우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응답으로는 ‘인력 증원’ 응답 비율이 37.3%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그다음으로는 ‘기존인력 임금 인상’(22.7%), ‘부채 상환 등 기업 내실화’(21.8%), ‘설비투자 확대’(1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