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58달러(1.1%) 하락한 배럴당 51.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8월물 가격은 1.07달러(1.7%) 내린 배럴당 60.94달러를 나타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공급 측면에서 유가 상승 압박이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원유 수요가 줄어드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미국 CNBC방송이 설명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월의 5.4%에서 하락하고 시장 전망인 5.5%를 밑돌았다. 아울러 17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은 회담 성사 여부에 확답하지 않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수요 둔화를 이유로 브렌트유 올 하반기 가격 전망을 종전의 배럴당 68달러에서 63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석유 수송 대동맥인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지난 13일 다시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비난했으나 이란은 관여를 부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는 않으나 중동 지역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이날 “각국이 석유와 기타 에너지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 항로를 개방하는 데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플러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OPEC+가 연초부터 시행하는 감산 정책을 유지할지가 핵심이다. OPEC+는 지난 1월 1일부터 산유량을 하루 120만 배럴 줄이는 감산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감산에도 올해 유가를 안정적인 상승세로 가져가지 못하면서 내부에서 좀처럼 의견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OPEC+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6월 25~26일 열기로 했던 총회를 다음 달 3~4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다만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총회를 다음 달 10~12일로 옮기면 러시아가 참석이 가능하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