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돼지고기값 급등...신흥시장 인플레 부채질한다

입력 2019-06-17 17:33 수정 2019-06-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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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른 나라로 확산하면서 돼지고기 값이 급등, 이로 인해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스완스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CNBC가 1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촉발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 동남아시아와 일본 호주 폴란드 러시아 등지로 번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잡기 위해 지난 4월 100만 마리 이상의 돼지를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라보방크와 TS롬바르드의 전문가들은 살처분된 돼지 수가 1억 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스완스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가장 확실한 영향은 인플레이션을 통한 것”이라며 “질병이 확산하고 심각해지면 아시아와 동유럽 같은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만 캄보디아 베트남 러시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을 지목하면서 이들 나라에서는 돼지고기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2%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신흥 시장에서 1% 미만인 것과 대조된다. 돼지고기 소비가 큰 중국에서는 약 3.5%였다.

지난 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중국의 식료품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했다. 같은 달 돼지고기 가격이 18.2%나 오르면서 전체 식료품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더 가속화할 것이라며 다른 신흥시장의 CPI도 약 0.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돼지 개체수 감소로 인해 돼지 사료로 사용되는 대두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스완스톤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의 더 큰 위험은 중국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면서 대두 수요가 영구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공급량의 절반을 소비한다. 그만틈 돼지고기는 중국인의 식탁에 필수 식자재이지만 공급량이 감소하면 소비자들은 다른 고기를 찾을 수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가금류 및 소고기 소비량은 1970년에 비해 2배로 늘었으며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완스톤 이코노미스트는 “닭 사료에서 단백질 사용량은 더 적기 때문에 중국이 가금류를 많이 먹는다면 대두와 옥수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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