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산업생산 증가를 추세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으나,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경제동향에서 ‘부진’이란 표현을 사용한 건 4월부터 3개월째다.
먼저 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전월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감소 폭(이하 전년 동월 대비)이 3월 2.3%에서 4월 0.1%로 축소됐고, 서비스업생산은 증가 폭이 0.8%에서 1.5%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산업생산은 3월 0.5% 감소에서 4월 0.7% 증가로 전환됐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증가 폭이 2.5%에서 3.4%로 확대되고, 자동차는 0.9% 감소에서 3.3% 증가로 전환됐다. 서비스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이 증가를 주도했다.
단 KDI는 “조업일수 변동을 감안하면 생산 증가가 추세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출하 증가 폭이 미미한 가운데, 재고율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산업생산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산업생산 증가에도 내수 둔화가 지속되고 수출이 위축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3월 2.4%에서 4월 1.4%로 축소됐고, 설비투자는 4월에도 6.3% 감소했다. 건설기성(시공실적, 불변)은 감소 폭이 3월 2.8%에서 4월 5.6%로 확대됐다. 수출도 세계 경제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감소 폭이 4월 2.0%에서 5월 9.4%로 늘었다. 반도체, 석유류 등 지난해까지 수출 호황을 이끌었던 품목들이 부진한 탓이다.
이 가운데 건설투자는 당분간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KDI는 “건설기성의 감소가 이어지고 주거부문의 선행지표인 주택인허가도 부진해 당분간 건설투자 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