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발생시 일부 발전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정전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진정보시스템 구축 및 내진보강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등 6개 발전회사의 발전소에 설치된 변압기 687개 중 83개(12%)에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전이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765kV급 변전소 4개를 건설했으나 변전소내 626개의 각종 기기가 내진성능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발전소 내 각종 변압기가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 발전소 부근의 작은 지진에도 발전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며 "주변압기가 먼저 손상돼 발전기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송전하지 못하거나 발전기에 기동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수원 등 6개 발전회사 사장에게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은 발전소 내 각종 변압기에 대한 내진보강방안을 강구하라"고 통보했다.
또 기상청이 지진규모 및 진앙분석을 위한 지진속도계를 비효율적으로 설치함에 따라 지진관측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등 정확한지진측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상청이 운영하는 42개 지진속도계 중 서울과 진주 등에 설치된 16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다른 기관이 설치한 지진속도계와 15km 이내로 너무 가깝게 설치된 반면 거창, 대관령 등에 설치된 5개 지진속도계는 인근의 다른 속도계와 40km 이상 떨어져 설치됐다.
감사원은 "지진속도계 설치에 대한 기본계획을 마련해 지진속도계를 너무 가깝게 설치하지 않는 등 효울적인 지진관측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전력연구원·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이 설치·운영하는 49개 지진속도계 가운데 30개는 기관별 통신방식 차이와 기록계 노후 등으로 인해 관측자료가 공유되지 않아 국내에 설치된 지진계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