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씨는 상담을 하면서 메일을 살펴보던 중 메일 하단에 흐린 글씨로 ‘회원 탈퇴 시 보유하고 계신 포인트(꿀머니)는 자동 소멸된다’라고 적힌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해당 내용을 우리은행으로부터 유선이나 문자로 공지 받은 적이 없었고, 즉시 상담원에게 관련 사항을 문의했다. 그제서야 상담원은 “위비멤버스라는 앱이 있는데, 그 앱을 통해 꿀머니를 우리은행 계좌로 이체하면 된다”고 답했다.
신 씨는 뒤늦게 포인트 소멸 가능성을 인지하고, 꿀머니를 우리은행 계좌로 이체시켰다. 그는 “개인정보 이전을 원치 않으면 위비멤버스를 탈퇴해야 하고, 그러면 모아둔 꿀머니가 소멸된다는 사실은 직접 문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라며 “고객 동의 없이 위비멤버스를 우리카드로 넘기는 상황에서 이런 공지는 유선이나 문자로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이 ‘위비멤버스’ 사업을 우리은행에서 우리카드로 이전시키는 과정에서 ‘소비자 권리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최종 인수하게 될 경우 위비멤버스 회원 정보가 롯데카드에도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4일 멤버스 회원들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위비멤버스 서비스를 우리카드로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우리카드로 이전된다는 사실은 메일로만 통보됐다. 또 이전을 원치 않는 고객들이 탈퇴할 경우 소멸되는 ‘위비꿀머니(포인트)’ 처리에 대해 정확히 공지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소비자보호보다 우리·롯데카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멤버십 사업에만 집중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위비멤버스 회원은 700만 명에 달한다. 이 중 개인정보 이전을 원치 않는 회원들이 꿀머니를 계좌로 이체하지 못한 채 탈퇴하게 되면, 이들이 잃게 되는 꿀머니 총 금액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의도적으로 탈퇴로 인한 꿀머니 소멸에 대한 공지를 소극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개인정보 삭제까지 걸리는 기간도 논란이다. 위비멤버스 상담원은 신 씨에게 “탈퇴 후 개인정보 소멸까지 한 달이 소요된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신 씨가 우리은행으로부터 개인정보 이전과 관련된 메일을 받은 것은 지난달 14일이다. 메일 수신 당일 탈퇴를 하더라도 메일에서 밝힌 양도예정일 1일까지는 개인정보가 계속 남아있어, 우리카드로 개인정보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꿀머니 소멸을 모르고 탈퇴하는 분은 위비멤버스 회원 중 극히 소수 사례이고, 상담원을 통한 탈퇴 시에는 잔여 꿀머니 처리 방법에 대해 별도로 안내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 취급 방침에 따라 변심으로 인한 탈회 철회 및 멤버십 복구를 위해 1개월간 정보를 보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