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싱클레어·하만 손잡고 美 자동차 시장 공략

입력 2019-06-0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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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속도로에서 풀HD급 실시간 방송 중계 본다

▲5G-ATSC3.0 기반 개인 맞춤형 광고 시연 장면.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차량 내 스크린에서 모두 다른 TV광고를 감상하고 있다.(사진제공= SK텔레콤)
▲5G-ATSC3.0 기반 개인 맞춤형 광고 시연 장면. SK텔레콤 홍보모델들이 차량 내 스크린에서 모두 다른 TV광고를 감상하고 있다.(사진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이 글로벌 전장, 방송 기업과 손잡고 미국 자동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5G망과 북미 방송망을 연동해 달리는 차에서 DMB 화질보다 4배 선명한 풀HD 화질로 실시간 방송을 중계하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미국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과 손잡고 달리는 차량 안에서 세계 최초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ATSC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 방송 표준을 말한다. 영상, 소리에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 나를 수 있으며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ATSC 3.0 기반 시연 성공은 3사가 협약을 맺고 기술개발에 나선지 5개월 여 만에 이룬 성과다. 이들 3사는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서 북미 방송망 기반 전장용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SK텔레콤은 싱클레어와 JV(합작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 방송국에 5G-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시연은 차세대 통신(5G)-방송(ATSC3.0) 기술이 만나 자율주행시대 ‘인카(In-Car) 미디어’ 환경을 실제 구현하고 미국 방송시장 진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업계에선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면 TV,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 Vehicle Infotainment)’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IVI 시장 규모를 2700억 달러(318조 원)로 전망한 바 있다.

▲ 5G-ATSC3.0 기반으로 풀HD 화질 영상(아래쪽 스크린)을 중계하는 장면. 일반 DMB(HD화질, 위쪽 스크린) 대비 4배 좋은 화질을 구현했다.(사진제공= SK텔레콤)
▲ 5G-ATSC3.0 기반으로 풀HD 화질 영상(아래쪽 스크린)을 중계하는 장면. 일반 DMB(HD화질, 위쪽 스크린) 대비 4배 좋은 화질을 구현했다.(사진제공= SK텔레콤)

◇SKT '5G미디어 기술' – 싱클레어 '방송경쟁력' – 하만 '전장' 3박자 앞세워 美 시청자 공략= 미국은 국토가 넓어 통신망이 대도시 위주로 구축되어 있다. 방송망 커버리지는 통신망보다 넓지만 한국과 달리 DMB(이동형 방송)가 상용화 되지 않아 집 밖에선 비싼 데이터 요금을 내고 지상파 방송을 봐야 한다.

SK텔레콤-싱클레어-하만이 추진하는 사업은 이러한 미국 미디어 환경에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시연행사에서 5G통신망과 고속 이동수신 환경에 최적화된 ATSC3.0 방송망을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최초로 연동해 진화한 양방향 미디어 서비스를 선보인 것.

먼저 차량 내부의 스크린에서 기존 DMB 화질(HD)보다 4배 선명한 풀HD 화질의 실시간 방송을 중계하는데 성공했다.

또 차량 내 3개의 좌석 앞에 각각 설치된 스크린에서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되다가 서로 다른 광고가 나오는 모습을 시연했다. 5G망이 각 좌석의 기기 IP(현재는 로그인 기반)를 인식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원리다. 그동안 시청자들은 지상파에서 실시간으로 같은 광고만을 볼 수 있었다. 미국 방송업계는 이 기술을 활용해 방송광고 시장을 확대하고 시청자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맵 정보가 무선으로 업데이트 되는 모습도 공개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ATSC3.0 방송망을 통해 맛집 추천정보, 교통정보(신설도로, 장애물 등) 등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다.

앞으로는 스포츠 중계를 시청자 입맛대로 여러 앵글로 골라보는 멀티뷰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예컨대 메인 화면에서 축구 중계를 보면서 여러 개의 분할 화면을 통해 공격수, 골키퍼 시점의 화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각 분할 화면을 느린 화면으로 재생해 인상 깊었던 장면을 다시 감상할 수도 있다. 축구 경기장에 있는 메인 방송카메라가 ATSC3.0 방송망으로 중계되고 다른 여러 개의 카메라가 5G통신망으로 분할 화면에 전송되는 원리다.

SK텔레콤은 싱클레어와 5G 핵심 기술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과 ‘네트워크 기반 미디어 처리(NBMP)’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향후 이 기술들이 적용되면 초저지연 AR, VR 영상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사진제공= SK텔레콤)
(사진제공= SK텔레콤)

◇올 하반기부터 美 ATSC3.0 방송시장 공략= SK텔레콤-싱클레어 합작회사는 이번 시연 성공으로 미국 ATSC3.0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선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합작회사는 타 방송사의 사업 의향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미국 내 모든 방송국(1000여개)이 향후 10년간 ATSC3.0으로 모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회사는 싱클레어를 포함한 미국 방송사들에게 가장 앞서 솔루션을 공급하는 메이저 파트너사로 자리 잡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이 올해부터 싱클레어의 방송국에 솔루션을 공급함에 따라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 강소기업들의 수출 기회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인코더, MUX(Multiplexer), 방송송출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 진출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도 관련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과기정통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파진흥협회, 제주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제주를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삼아 5G-ATSC3.0 기반 미래 융합 방송서비스 개발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시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차량 내 미디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5G 미디어 기술로 미국 차세대 방송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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