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형난제(難兄難弟)와 비슷한 말로서 막상막하, 차선차후라는 말이 있다. 각각 莫上莫下, 差先差後라고 쓰는데 ‘莫’은 대개 ‘말 막’이라고 훈독하여 ‘…하지 말라’ 혹은 ‘…함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글자이고, ‘差’는 흔히 ‘어긋날 차’라고 훈독하는데 어긋남으로 인하여 생기는 ‘차이’를 나타낼 때 주로 사용하는 글자이다. ‘先’은 ‘먼저 선’이고 ‘後’는 ‘뒤 후’이다. 그러므로 莫上莫下는 “누가 더 위라고도 할 수도 없고 아래라고도 할 수 없는” 비슷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고, 差先差後는 “누가 더 먼저랄 것도 없고 누가 더 나중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게 그거인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한동안 세계 곳곳에서 중국 관광객이 판을 휩쓸고 다니며 마치 자신들이야말로 세계무적(世界無敵)인 것처럼 행세를 하더니만 요즈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마찰이 생기고 경제 분쟁이 적잖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는지 해외로 나가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한때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莫上莫下라는 듯이 세를 과시하고, 무역마찰이 생길 때마다 差先差後로 공격과 보복의 조치들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아무래도 중국이 힘이 부치는지 내부 경제를 점검하고 단속하는 일이 전에 비해 훨씬 잦아졌다고 한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세계 최대 강국인 미국을 상대로 막상막하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해 차선차후의 맞대응을 하던 중국이 약간은 ‘꼬리를 내리는’ 상황을 보면서 다시 한번 미국의 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눈앞의 과제로 두고 있는 우리로서는 미국의 협조와 이해를 이끌어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막상막하의 ‘막말 실력’과 ‘억지 주장’만 경진대회를 하듯이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그런 국회의원 개인의 인격과 교양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총선을 통해 걸러낼 일만 남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