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와 코리아오토글라스(KAC)의 분사 방안이 확정 추진되면서 정재림 KCC 이사가 경영 일선에 나선다. 20대인 정 이사는 정몽진 KCC 회장의 장녀다. 이와함께 정몽익 사장은 KCC를 떠나 KAC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KCC는 현재 정 회장과 정몽익 사장의 형제경영 체제인데, 일대 변화가 임박한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정재림 이사는 지난달부터 서울 서초구 KCC 본사로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인 정 회장과 함께 출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는 KCC와 KAC의 계열분리가 임박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KCC는 창업주인 정상영 명예회장에서 장남 정몽진 회장에 이어 그 자녀들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KAC는 차남인 정몽익 사장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진 회장의 장녀인 정재림 이사는 4월 KCC 이사대우로 선임됐다. 곧바로 강남 본사 출근을 시작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지분 확장에 들어갔다.
기존 2만5162주에서 이달 21일 장내매수를 통해 4800주를 늘렸고, 바로 다음날 695주를 추가했다. 정 이사가 현재 보유한 지분은 3만657주(0.29%)다.
정 이사의 남동생인 정명선 씨는 5만8749주(0.56%)를 보유하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과 그의 세 아들 다음으로 높은 지분율이다.
명선 씨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는 대로 누나에 이어 경영 일선에 뛰어들 전망이다. 남매는 모두 미국에서 유학했다.
이에 맞춰 KCC는 글로벌 실리콘 생산업체인 미국의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를 인수했다. 기존 판유리와 상재, 라미, 홈씨씨 사업부를 KAC에 내주는 대신 건축자재와 세라믹을 확장해 매출 규모를 잡기 위한 복안이다.
정재림 이사는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빅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1990년생인 정 이사는 미국의 명문 여대인 웨슬리 대학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재원으로 알려졌다.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으며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해 모멘티브 인수 과정에서 실력을 발휘했다고 전해진다.
앞서 정 이사는 삼성전자 기획 파트에서 근무한 바 있다. 부친인 정몽진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KCC의 핵심인 기획전략실에 들어간 정 이사는 경영 전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범현대가 3세 시대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