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저물가와 최근 부진한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크게 늘었다. 연내 전망과 관련해서는 동결과 인하 의견이 팽팽했다.
반면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과 미중 무역분쟁,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의 통과 여부 등 불확실성으로 만장일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좀 더 많았다.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이 약한(원·달러 환율 상승) 상태에서 금리를 내리거나 비둘기적 발언을 한다면 통화가 더 약해진다는 의견들이 있다. 이런 것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짚어봐야 할 변수가 모두 6~7월에 결과가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6월초 관세부과와 6월말 주요 20개국(G20) 회담이 있다. 7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2분기 GDP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 잠재성장률 발표나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미뤄지는 추경 등도 있다”고 말했다.
연내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특이한 점은 5월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결정이더라도 연내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연내 동결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다는 것이다.
연내 동결을 예상하는 측에서는 2분기부터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 경기 판단 자체가 하반기엔 좋다는 것이다. 인하 소수의견이 바로 금리인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나 한미 금리차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나 한미금리차를 감안해 한은은 최대한 동결을 유지하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봤다.
반면 하반기 인하를 예상하는 측에서는 물가와 성장률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더불어 정부의 정책 초점이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에서 경기로 이동할 가능성을 꼽았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산이 편성되고 나면 재정은 계속 확정적으로 운용될 것이다. 정부는 출범 초기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중반부로 들어서면서 경기쪽으로 스탠스를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2017~2018년 플러스를 보였던 국내총생산 격차(GDP갭)도 올해 마이너스로 전환한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 금통위가 있는 7월에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물가와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향조정될 것”이라며 “4분기 인하가 시장 컨센서스나 한은은 이보다 더 빠르게 인하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31일 5월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1년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1.75%로 기준금리를 결정한 이래 5개월째 동결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4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에서는 2017년 11월 금리인상 사이클로 접어든 후 줄 곧 삽입됐던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 문구를 삭제해 금리인상 깜빡이를 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