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훙하이정밀공업(영문명 폭스콘·Foxconn)과 재팬디스플레이가 아이폰 판매 감소 영향으로 15일(현지시간)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아이폰 완제품 조립생산을 담당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훙하이는 이날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8% 급감한 198억3000만 대만달러(약 7577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인 230억5000만 대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훙하이 매출은 1조540억 대만달러로, 전년보다 2.5% 증가에 그쳤다.
훙하이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 등 애플 제품 비중은 약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의 1분기 아이폰 매출은 310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장기화하고 중국 업체들이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능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면서 아이폰 쇠퇴가 뚜렷해지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3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 4분기 순손실이 986억 엔(약 1조714억 원)으로, 9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재팬디스플레이는 2년 전 시작했던 LCD 공장에 대해서 지난 회계 4분기에 752억 엔을 상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팬디스플레이는 전체 인력의 10분의 1에 달하는 약 10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OLE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이 늦어지고 아이폰XR 판매가 실망스러웠던 것이 실적 부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모바일 기기용 디스플레이 비중이 73.3%에 달한다.
쓰키자키 요시유키 재팬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대행은 이날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전에 구조조정 조치를 일부 취했으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약화하는 것을 상쇄하기에는 불충분했다”며 “스마트폰 부문의 험난한 환경은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훙하이와 재팬디스플레이는 앞으로 더 큰 시련에 직면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면서 애플과 아이폰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제품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중국 관세 인상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3일 아직 추가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325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하고 세부 목록을 공개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이 실제로 25% 세율로 추가 관세 인상을 단행하면 아이폰 가격이 최소 14% 이상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약 1000달러인 아이폰XS 가격은 1142달러로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