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문명대화 콘퍼런스 개막식에서 다른 나라를 개혁하려는 외국의 시도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자국의 민족과 문명이 다른 국가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해 다른 문명을 변화시키려거나 아예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해력 측면에서 어리석은 것이며 실행에 옮길 때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연설 중 무역 분쟁이나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지난주 2000억 달러(약 238조 원)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10%에서 25%로 인상하고 13일 추가로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 세부사항을 발표한 이래 시 주석이 처음 연설을 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청중에는 아시아의 옛 식민지 국가 대표들도 포함돼 있었으며 시 주석의 연설은 공감을 얻어 ‘어리석다’는 말에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고 블룸버그는 개막식 분위기를 전달했다.
시 주석은 “문명 간에 서로 교류하고 학습하는 것은 상호적이며 평등해야 한다”며 “강제적이거나 고압적이어서는 안 된다. 다양하고 다각적이어야 한다.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리스와 싱가포르, 스리랑카, 아르메니아의 대통령들과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이 이번 주 진행되는 아시아문명대화에 참석했다. 중국은 시 주석의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기치 아래 스리랑카와 캄보디아 인프라에 투자해왔다.
미·중 무역 전쟁이 1년 넘게 끝나지 않는 가운데 양국이 양보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국이 5000년간 극복하지 못한 전쟁은 없었다”며 “미·중 무역 전쟁으로 우리는 더욱 단결할 것이다.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날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국민의 신념은 하나로 뭉쳤다”며 “국가 단합과 영토 보전, 국익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결의는 바위만큼이나 단단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