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우리도 수출효자 기업인데…"

입력 2008-07-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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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의 54%가 수출…수출지역 다변화

국내 정유사의 맏형격인 SK에너지가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속이 편치않다.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선을 육박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유가 급등에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SK에너지 내부를 들여다보면 국내 수출산업의 선두권에 서 있다. 그러면서도 이런 얘기를 대놓고 하기가 부담스럽고, 정부에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며 속으로만 끙끙 앓는다.

◆"SK에너지는 수출효자 기업"

SK에너지는 지난해 160억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국내 수출기업 순위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수출액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석유·화학·윤활유 등 사업 전 부문 매출액의 54% 정도를 수출이 차지해 내수 실적을 앞질렀다. SK에너지 한 임원은 "연간 단위로 수출이 내수를 앞지르게 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의 매출액 가운데 수출비중은 2003년 30.2%, 2004년 39.1%, 2005년 42.6%, 2006년 42.2%, 2007년 43.8%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SK에너지가 석유제품 중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 등유, 경유 등 3대 경질유 수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이들 제품 수출에서만 전년보다 1조원 이상 금액이 늘어 최대규모인 3조777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마진이 낮은 중질유(벙커C) 수출 물량은 전년도의 85% 수준으로 낮춰 수익률을 높였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올 1분기의 경우 휘발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만 배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70만 배럴, 경유는 14% 늘어난 1225만 배럴의 수출을 기록하는 등 두 제품에서만 전체 석유제품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성과를 달성한 것.

이는 SK에너지뿐만 아니라 정유업계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지난 6월 중 휘발유·등유·경유·중유 등 석유제품 수출액은 40억달러로, 우리나라 13대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앞서 5월에도 석유제품 수출액은 37억달러로, 선박 49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SK에너지는 아직 상반기 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2분기에도 큰 변화가 없는 거으로 내다봤다. SK에너지 한 임원은 "상반기에 석유사업에서만 6조원이 넘는 수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사 전체적으로는 10조원 가량의 수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지역 다변화에 주력"

SK에너지는 수출 지역 다변화에도 주력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지역 진출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

SK에너지는 2007년에 기존 싱가포르법인(SKEA)을 중국외 지역의 사업을 총괄하는 SKEI(SK energy International)로 전환했다. 그 결과, 석유제품 판매에 있어서 기존에는 일본, 중국 시장 중심이었으나 지난해엔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물량 및 금액면에서 수출지역 1, 2위를 차지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석유제품 유통의 중심지이고 현지법인활동 경험도 풍부하다는 점 등을 들어 SKEI의 본부를 싱가포르로 정했다"면서 "SKEI는 트레이딩 업무뿐만 아니라 독자적 사업개발 기능과 투자업무, 파이낸싱 기능 등을 갖추고 아시아지역 진출의 전초기지로 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에너지는 인도네시아 두마이에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을 갖고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국내 정유업체로는 처음으로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를 건설한 것. SK에너지는 인도네시아를 싱가포르와 아울러 또 하나의 중심축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SK에너지는 현재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지역을 자원개발의 핵심지역으로 선정해놓고 있는 상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정제, 윤홯유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바 관련 시장 진출의 기회가 높을 것"이라며 "유통 중심지인 싱가포르의 SKEI를 주축으로 자원대국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삼각체제를 갖추게 돼 동남아 지역은 물론 중국 남부지역에 대한 진출도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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