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전인 3월 14일, 국회의 가장 큰 이슈는 ‘버닝썬’과 관련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였다. 일반적 공식을 대입하면 국회의원이 오지랖을 부리기 딱 좋은 이슈였다.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경찰을 질타했다. 여론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국회도 적극적이었다. 고개 숙인 민갑룡 경찰청장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에는 이런 분위기가 오래갈 줄 알았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버닝썬 사건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도 버닝썬 사건은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지만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다뤄진 일은 없었다. 경찰의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도 이를 챙기는 국회의원은 없었다. 바깥 세상은 호프집을 가도, 미용실을 가도 버닝썬이 화제였지만, 국회 안에만 들어오면 딴나라처럼 조용했다.
앞서 목소리를 높였던 몇몇 의원실에 이유를 묻자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지켜보고 있다”는 의례적 답변만 돌아왔다. 진짜 이유가 맞는지에 대해서는 그저 짐작할 뿐이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사건에서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아직도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모이면 음모론으로 변질되기 쉽다. 그렇게 생겨난 불신은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고스란히 남는다.
최근 몇 달간 기자라는 직업을 알릴 때면 상대방의 절반 이상은 버닝썬을 궁금해했다. 경찰의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지만 의혹은 여전히 많다. ‘국회의원의 오지랖’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국민들이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누군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필요가 있다. 1년 뒤 총선에 따라붙을 PR 효과는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