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테크놀로지가 이달 IPO를 앞둔 가운데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와 사무실 공유 서비스 업체 위워크가 IPO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앞서 우버의 라이벌 리프트와 사진 공유 앱 핀터레스트가 증시 데뷔를 마쳤다.
이에 비상장사이면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유니콘’이 몰려 있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IPO세’ 도입 검토가 시작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IPO를 통해 새로 유입되는 ‘부(富)’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시 관리위원회의 고든 마 위원은 지난달 24일 “IPO에서 발생한 부는 지역 전체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그 해법으로 주식 기반의 보수에 1.12%의 급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IT 기업들이 도시 내에서 번창한 이유 중 하나로 ‘(감세 등) 우대조치’를 꼽으며 현지 커뮤니티도 IPO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프트, 핀터레스트, 우버 3사의 IPO만으로 도시 주택 가격을 0.5~1.9%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도 평균 임대료(중간 값)는 4400달러로 미 전역에서 최고 수준인데, 최대 90달러가 더 오르는 셈이다.
마 위원의 의뢰로 샌프란시스코시 예산국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 가격 상승은 더욱 심각하다. 시내에 본사를 둔 유니콘 6개사 중 3개사가 IPO를 하면 5.5% 상승하고, 6개사가 IPO를 하면 11.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가격의 현재 중간 값은 130만 달러. IPO나 IT 업계와 무관하게 사는 주민 대부분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수치다.
마 위원은 IPO세를 도입하면 시는 처음 2년간 1억~2억 달러의 세수 증가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새로 확보한 세수는 주택 보조와 노숙자 대책, 주민 재교육 등 소득 격차 문제 대책에 쓸 것을 제안했다. 다만 이 IPO세를 도입하려면 5월 시 관리위원회의 승인을 얻고, 11월 주민 투표에서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금을 계속 올리는데도 기업이 다른 도시로 도망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라며 IT 산업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리콘밸리는 미국 IT 산업의 요람으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대기업들이 이 지역에 ‘캠퍼스’라는 대형 사옥을 두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도시로 발돋움했다. 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기업을 ‘유니콘’이라고 부르게 된 것도 유니콘처럼 환상의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속도의 변화는 이 지역에 폐해도 만들어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