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10분기만에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 당시 예고됐던 것 처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실적이 크게 줄며 전체 실적 감소를 가져왔다.
2분기 이후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 측은 2분기 일부 세트제품 성수기 효과 기대되나 메모리는 불확실성 지속된다고 내다봤다.
3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52조4000억 원, 영업이익 6조2000억 원이다.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 중심으로 수요 약세와 판가 하락 영향을 받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60조5637억 원)보다 13.5% 줄었다. 전분기(59조2650억 원)보다도 11.6%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있었던 2016년 3분기(5조2000억 원) 이후 가장 낮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 이하로 떨어진 것도 2017년 1분기(9조9000억 원)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 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4조4700억 원, 영업이익 4조1200억 원에 그치면서 실적 감소를 주도했다.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4.3% 감소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 원)의 4분의 1수준이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메모리 가격도 하락해 반도체 사업 전체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AP수요에 적극 대응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5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지난 2016년 1분기(2700억 원)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의 낮은 가동률과 판가 하락,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패널 판가 하락과 판매 감소 등 모든 부문에서 좋지 않았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10 출시 효과에 힘입어 전분기(1조5100억 원)보다 50.3% 증가한 2조2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3조7700억 원)보다는 40.0%나 줄었다.
갤럭시S10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저가 시장의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하락했다.
이밖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2800억 원)의 2배 수준인 5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QLED, 초대형 등 고부가 TV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2분기 부품 사업은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일부 응용처의 수요 회복세가 시작되나 가격 하락세 지속과 비수기 영향으로 업황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템 반도체는 AP, CIS 수요가 지속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리지드(Rigi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 증대가 실적 개선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트 사업은 IM 부문에서 5G 스마트폰 출시 등 플래그십 리더십을 강화하고, CE 부문도 프리미엄 TV 신모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등 계절 제품 판매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부품 사업은 메모리 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대외 환경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경우는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세트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리더십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으로 기술과 제품을 혁신하고 응용 분야를 다변화해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전장 AI 분야 등 신사업 분야의 역량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분기 시설투자는 4조5000억 원으로 사업별로는 반도체 3조6000억 원, 디스플레이 3000억 원 수준이다.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할 방침이다.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나, 메모리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