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 해당 보고서를 의회에 보내고 특검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공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보고서 전체 내용이 담긴 편집본을 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진영에는 러시아 정부와 연결된 관계자가 여러 명 있었지만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간 공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진영의 공모는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 증거를 특검이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10가지로 자세하게 적었다. 구체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전 국장에 대해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고 발언을 한 것과 코미를 해임한 것, 특별 검사를 해임하려 한 것 등에 대한 증거 공개를 거부한 것 등을 들고 있다.
또 특검은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범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졌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며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나타냄과 동시에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사법 집행 방해에 해당하는지는 판단을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보류했다. 이에 대해 바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특검과 법 해석에서 이견이 있다”며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재천명했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의혹을 둘러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에 대해 4쪽으로 추린 축약본을 발표했다. 당시 그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 간 공모가 인정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사법 집행 방해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판단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의혹이 남아있다”며 400쪽에 가까운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바 장관은 “보고서에는 다른 사건 수사에 관한 정보 등이 있어서 공개가 적절하지 않다”며 전체 공개를 하지 않을 셈이었다.
그러나 바 장관이 앞서 발표한 축약본은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수사팀에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생각을 바꿨다. 다른 사건 수사에 관한 정보 등 공개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을 제외하고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는 부록을 포함해 약 450페이지에 이르며, 다른 사건 수사에 관련된 부분은 검게 칠이 돼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야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척 슈머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동 성명을 내고, "법무장관을 믿을 수 없다"며 바 장관이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기자회견을 여는 등 외회에 대한 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법무장관의 독립성과 공정함에 대한 신뢰가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하고, “특검에 의한 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특검이 직접 의회에서 증언하는 것”이라며 뮬러의 의회 증언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이 뮬러 특검에게 다음달 23일까지 법사위 증언을 요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오후에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잡고 나타나 보도진에게 멀리서 손을 흔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통령 전용기 ‘마린 원’을 타고 남부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향했다.